영화적 건축
Cinematic Architecture
나는 건축을 이렇게 배웠다. 건물이 주인공이 아니라 그 안에서 사는 사람이 주인공이다.
영화적 건축은 화면이 아름다운 건축이라는 뜻이 아니다. 모두의 인생이 영화인 건축, 모두가 주인공이 되는 건축이라는 뜻이다. 건물은 한 장의 사진이 아니다. 사람이 그 안을 걷고, 멈추고, 기다리고, 건너고, 기억하는 시간이다.
내 인생의 주인은 나다.
이 말의 '나'는 나를 높이려는 말이 아니다. 이치에 따른다는 뜻을 품고 있다. 제 삶의 주인이 된 사람은 남의 삶도 주인으로 대한다.
그렇다면 건축사가 맨 먼저 할 일은 분명하다. 주인공이 다치지 않게 하는 것이다.
700미터 길
세종 전의에 길이 하나 있다. 사랑나무에서 철길을 건너 능선을 올라 조상의 자리에 이르는 길이다. 나는 이 길을 한 사람의 생으로 읽었다. 나무 아래에서 태어나고, 걷고, 건널목 앞에서 멈추고, 건너고, 산을 오른다.
이 길과 영화적 건축에 대해 내가 쓴 글은 기록실에 있다.